HANS 디바이스와 레이싱 슈트 — 드라이버를 지키는 보이지 않는 수호자
레이스카가 벽에 충돌하는 순간, 관중의 눈에 보이는 것은 불꽃과 파편뿐이다. 그러나 그 찰나, 드라이버의 몸을 실제로 지키는 것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장비들이다. HANS 디바이스와 레이싱 슈트 — 이 두 가지는 모터스포츠 역사가 피로 쓴 교훈 위에 세워진, 가장 조용하고 가장 중요한 수호자다.
모터스포츠를 처음 접하는 팬은 흔히 공기역학적 윙이나 엔진 사운드에 먼저 매료된다. 하지만 이 스포츠의 역사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기술의 발전이 언제나 ‘속도’와 ‘안전’ 두 축을 동시에 따라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글은 그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장비 — 레이싱 슈트와 HANS 디바이스 — 를 중심으로, 드라이버의 몸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수호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각 장비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탄생했으며, 오늘날 실제로 어떻게 드라이버의 생명을 지키고 있는지를 차례로 살펴볼 것이다.

불꽃 속에서 태어난 방호복 — 레이싱 슈트의 역사
모터스포츠 초창기, 드라이버들은 사실상 일반 작업복이나 가죽 재킷을 입고 레이스에 나섰다. 속도에 대한 열망은 넘쳤지만, 그 속도가 얼마나 위험한 화재를 동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은 턱없이 부족했다. 가솔린 탱크와 오일 라인이 곳곳에 노출된 레이스카가 벽에 충돌하면, 화재는 거의 즉각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드라이버들이 입은 옷은 그 불꽃을 몇 초도 버텨내지 못했다.
변화의 계기는 1950~60년대를 거치며 여러 치명적인 화재 사고가 반복되면서 찾아왔다.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은 단순한 가죽이나 면 소재로는 드라이버를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에 따라 FIA(국제자동차연맹)는 레이싱 슈트에 대한 규정을 점차 정비하기 시작했고, 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한 기준을 공식화했다. 레이싱 슈트는 단순한 유니폼이 아니라, 사고 시 화재로부터 드라이버를 보호하는 핵심 안전장비로 재정의되었다.
오늘날 레이싱 슈트의 핵심 소재는 ‘노멕스(Nomex)’로 대표되는 아라미드 계열의 난연성 합성섬유다. 이 소재는 불꽃에 직접 노출되더라도 쉽게 연소되지 않고, 탄화되면서 일정 시간 동안 열을 차단하는 특성을 가진다. 레이싱 슈트는 이 소재를 단층 또는 복수의 레이어로 구성해, 드라이버가 불길 속에서 탈출하거나 구조팀이 접근하기 충분한 시간을 벌어준다. 착용자의 생존 시간을 몇 초에서 수십 초로 연장하는 것, 그것이 레이싱 슈트가 존재하는 이유다.
FIA 인증이라는 기준 — 슈트를 둘러싼 규정의 세계

레이싱 슈트의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제조사의 선의가 아니라, FIA가 제정한 엄격한 인증 규정이다. FIA는 레이싱 슈트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고, 이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만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국제 레이스에 출전하는 드라이버는 반드시 FIA 인증을 받은 슈트를 착용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경기 출전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모터스포츠 역사가 수많은 사고를 통해 구축해 온 안전의 최소한이다.
FIA의 레이싱 슈트 인증은 단층(싱글 레이어)과 복층(멀티 레이어) 슈트로 나뉘며, 레이어 수가 많을수록 단열 효과와 내화 시간이 길어진다. 최상위 레이스인 포뮬러 원(F1) 등에서는 복층 구조의 슈트가 표준으로 사용된다. 내화 시간, 즉 특정 온도의 불꽃에 얼마나 오래 견디는가는 인증 기준의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슈트뿐만 아니라 내화 장갑, 발라클라바(두건 형태의 내화 헤드 커버), 내화 양말과 신발까지 모두 FIA의 규정 대상이며, 드라이버의 온몸을 빈틈없이 감싸는 것이 목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증 제품을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이 인증 제품을 구비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슈트의 지퍼가 제대로 잠기지 않거나, 안쪽에 인증받지 않은 의류를 착용하면 보호 효과가 대폭 감소한다. 이 때문에 전문 드라이버들은 장비 피팅을 단순한 준비 과정이 아닌, 레이스 자체의 일부로 인식하고 신중하게 임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꼼꼼함이 결정적인 순간의 생존을 좌우한다.
HANS 디바이스의 탄생 — 비극에서 출발한 혁신
HANS 디바이스(Head and Neck Support Device, 두경부 지지 장치)는 이름 그대로 머리와 목을 지지해 주는 안전장비다. 이 장치가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고속 충돌 시 드라이버의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야 한다. 레이스카가 고속으로 충돌할 때 차체는 극히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감속하지만, 드라이버의 몸은 관성에 의해 앞으로 계속 나아가려 한다. 이 순간, 하네스(안전벨트)에 묶인 몸통은 멈추지만 헬멧을 쓴 머리와 목은 그렇지 않다.
이 메커니즘이 만들어내는 부상은 ‘두개저 골절(Basilar Skull Fracture)’이다. 충돌의 힘이 목을 과신전시키면서 두개골 하부가 경추(목뼈)로부터 분리되거나 심하게 손상되는 이 부상은,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치명적인 외상이다.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이 부상은 수많은 비극의 원인이었으며, 헬멧과 하네스가 아무리 뛰어나도 막을 수 없는 ‘빈틈’이었다. HANS 디바이스는 바로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설계되었다.
HANS 디바이스의 기본 구조는 어깨 위에 걸치는 U자형 탄소섬유 프레임과, 프레임에서 뻗어 나와 헬멧의 D링에 연결되는 테더(tether, 연결 끈)로 이루어진다. 충돌이 발생하면 테더가 헬멧의 이동 반경을 제한해, 머리가 앞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는다. 그 결과 목에 가해지는 비틀림 힘과 과신전이 줄어들고, 두개저 골절과 경추 손상의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 이 장치가 사고와 같은 큰 충돌에서 드라이버의 목과 척추를 보호하는 안전 장비로 각종 모터스포츠 관련 전문 매체에서 일관되게 설명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HANS 디바이스는 헬멧과 연결해 헬멧의 활동 반경을 줄임으로써, 충돌 순간 드라이버의 목과 척추를 지킨다.’
HANS의 구조와 원리 — 어떻게 목숨을 지키는가

HANS 디바이스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종종 그 단순한 생김새에 의아해한다. 탄소섬유 또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U자형 칼라(collar) 형태의 프레임은, 드라이버의 어깨와 가슴 위에 놓인다. 여기에 레이싱 하네스(안전벨트)가 그 위를 덮어 프레임을 제자리에 고정한다. 헬멧의 양쪽에는 D링 형태의 앵커가 달려 있고, HANS의 테더가 이 앵커에 연결된다. 이 모든 구성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비로소 HANS는 제 역할을 한다.
충돌 시 작동 시퀀스는 이렇다. 차체가 급감속하면 하네스가 드라이버의 몸통을 시트에 붙들어 둔다. 동시에 관성을 받은 머리는 앞으로 쏠리려 하지만, 헬멧에 연결된 테더가 HANS 프레임을 통해 그 이동 거리를 제한한다. 이때 HANS 프레임 자체는 어깨와 하네스에 의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테더의 장력이 머리의 과도한 전진을 막는 앵커 역할을 하게 된다. 헬멧이 무한정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면, 목에 가해지는 굽힘 모멘트가 극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HANS가 머리를 완전히 고정하는 장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테더는 일정한 유격을 가지고 있어, 정상적인 운전 중에는 드라이버의 자연스러운 머리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충돌 수준의 급격한 과부하가 걸릴 때만 테더가 팽팽해지면서 보호 기능을 발휘한다. 이처럼 평시에는 존재감이 없다가 위기의 순간에만 작동하는 이 특성이야말로, HANS를 ‘보이지 않는 수호자’라는 표현에 가장 잘 어울리게 만드는 요소다.
‘한스의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장착된 버킷 시트에 맞는 적절한 각도, 신체에 맞는 사이즈 — 이 모든 것이 맞아야 진짜 안전이다.’
— 지피코리아, 카레이싱 인증 제품 관련 현장 보도
피팅의 과학 — 장비는 맞아야 비로소 장비다
아무리 뛰어난 안전장비도 올바르게 착용되지 않으면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HANS 디바이스의 경우, 잘못된 피팅은 오히려 부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HANS 구매 시 단순히 규격과 인증 여부만 확인하는 것을 넘어, 반드시 세밀한 피팅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장착된 버킷 시트의 등받이 각도, 드라이버 신체에 맞는 사이즈, 헬멧과의 연결 방식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HANS는 다양한 사이즈로 출시되며, 어깨 너비와 목 길이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너무 작은 사이즈는 움직임을 과도하게 제한해 불편함을 유발하고, 너무 큰 사이즈는 충돌 시 장치가 제자리를 이탈해 보호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시트의 등받이 기울기에 따라 HANS 프레임의 각도도 달라져야 하는데, 이 각도가 맞지 않으면 충돌 하중이 의도한 방향으로 분산되지 않는다. 이처럼 HANS는 ‘인증 제품을 구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장비다.
레이싱 슈트 역시 마찬가지다. 슈트의 지퍼, 손목·발목의 마감 처리, 내부 레이어 배열이 올바르게 유지되어야만 화재로부터의 보호 효과가 설계치에 도달한다. 실제로 모터스포츠 현장에서는 드라이버가 장비를 착용하고 시트에 앉은 상태에서의 핏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의무적으로 이루어진다. 머리를 식히는 냉각 시스템, 음료 공급 튜브 등 다양한 보조 장비와의 간섭 여부도 체크 대상이다. 레이스카의 퍼포먼스 셋업만큼이나, 드라이버 개인 장비의 셋업도 정밀하게 다루어진다는 사실은 모터스포츠의 심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단면이다.
헬멧·하네스·HANS의 삼각동맹 —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안전
HANS 디바이스를 독립적인 장비로만 이해하면 그 진가를 절반밖에 알 수 없다. HANS는 헬멧, 하네스(6점식 레이싱 안전벨트), 버킷 시트, 그리고 레이스카의 롤케이지까지 이어지는 안전 시스템 전체의 한 축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최대 효과를 발휘한다. 이 요소들은 각각 독립적인 보호 기능을 가지지만, 하나라도 결함이 있으면 전체 시스템의 효율이 저하된다.
헬멧은 두개골을 직접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HANS 테더의 앵커 포인트를 제공한다. 하네스는 몸통을 시트에 고정해 HANS가 어깨 위에서 제자리를 유지하도록 한다. 버킷 시트는 옆면 볼스터를 통해 측면 충돌 시 드라이버의 몸이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는다. HANS는 이 모든 시스템 위에서 헬멧과 상체를 연결하는 마지막 고리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어느 한 요소만 최고 등급으로 갖추고 나머지를 소홀히 하는 것은, 가장 튼튼한 문에 잠금장치를 달지 않는 것과 같다.
이 삼각동맹의 효과는 실제 사고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HANS 디바이스가 도입된 이후, 고속 정면 충돌 사고에서의 두경부 치명 부상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은 모터스포츠 안전 분야의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내용이다. 물론 HANS만의 성과라기보다는, 하네스·헬멧·롤케이지·HANS가 함께 진화해온 결과다. 한 가지 장비의 개선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업그레이드가 드라이버 생존율을 높인다는 사실은, 모터스포츠 안전 철학의 핵심 명제가 되었다.
‘어느 한 요소만 최고 등급으로 갖추고 나머지를 소홀히 하는 것은, 가장 튼튼한 문에 잠금장치를 달지 않는 것과 같다.’
아마추어 레이서를 위한 안전 — 입문자도 예외는 없다
HANS 디바이스와 레이싱 슈트는 F1이나 WEC 같은 최상위 프로 시리즈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내외의 아마추어 레이싱 클럽, 트랙 데이 이벤트, 짐카나 경기에 이르기까지, 참가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안전장비 착용을 의무화하는 추세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프로 드라이버가 달리는 속도의 절반이라도, 충돌이 발생했을 때 인체가 받는 충격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증 제품의 가격과 올바른 선택 방법에 대한 정보가 아직까지 입문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시중에는 외관상 레이싱 슈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FIA나 SFI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도 유통되고 있다. 이런 제품들은 단순한 작업복이나 다름없어, 화재 상황에서 거의 아무런 보호도 제공하지 못한다. HANS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인증 없이 제조된 유사 제품은 실제 충돌 하중을 견디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 레이싱 장비를 구입하는 드라이버라면, 반드시 공인 딜러나 모터스포츠 전문 용품점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고, FIA 또는 SFI 인증 번호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레이싱 슈트와 헬멧부터 인증 제품으로 갖추고, 이후 여건이 되는 대로 HANS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설마 나한테는 사고가 안 나겠지’라는 생각은, 모터스포츠에서만큼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은 믿음이다.
보이지 않는 수호자의 진화 — 앞으로의 안전 기술
레이싱 슈트와 HANS 디바이스는 현재 형태에서 멈추지 않는다. 소재 기술의 발전에 따라 레이싱 슈트는 더 가볍고 얇으면서도 더 높은 내화 성능을 갖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드라이버의 체온 조절을 돕는 냉각 기능이 통합된 슈트,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슈트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미래의 레이싱 슈트는 단순히 불을 막는 것을 넘어, 드라이버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의료팀에 전달하는 ‘착용형 의료 플랫폼’의 역할도 맡게 될지 모른다.
HANS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의 고정 프레임 방식을 개선해, 충돌 방향에 따라 더 정밀하게 하중을 분산하는 방향성 보호 장치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F1에서 2018년부터 도입된 헤일로(Halo) 구조물처럼, 드라이버의 머리 전체를 감싸는 개방형 코크핏 보호 시스템과 HANS의 기능이 통합되는 미래도 조심스럽게 논의된다. 기술은 계속 전진하지만, 그 방향의 나침반은 언제나 드라이버의 안전이다.
모터스포츠의 안전 기술은 스포츠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레이싱 슈트에 적용된 난연 소재는 소방복과 군용 장비로, HANS에서 축적된 충돌 역학 데이터는 일반 자동차의 목받침(헤드레스트) 설계와 에어백 알고리즘으로 흘러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최고 속도에서 인간의 생존을 연구하는 이 스포츠는, 역설적으로 일상의 안전을 높이는 데도 기여해왔다. 트랙 위에서 탄생한 기술이 도로 위의 생명을 지키는 것, 그것이 모터스포츠 안전 기술이 가진 또 하나의 얼굴이다.
한국 팬의 시선
한국에서도 모터스포츠 저변이 꾸준히 넓어지면서, 트랙 데이와 아마추어 레이싱 이벤트에 참가하는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CJ 슈퍼레이스를 비롯한 국내 레이싱 시리즈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참가 드라이버들에게 FIA 또는 SFI 인증 안전장비 착용이 요구된다. 그러나 아직 일부 입문자 클래스나 비공식 트랙 데이에서는 인증 받지 않은 장비를 착용하는 경우가 발견되기도 한다는 지적이 국내 모터스포츠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안전장비에 대한 교육과 인증 제품 접근성 향상이 한국 모터스포츠 문화가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한 과제 중 하나라는 점은, 국내 레이싱 팬과 입문 드라이버 모두가 함께 생각해 볼 주제다. 레이스를 즐기는 것과 안전하게 즐기는 것은 대립하지 않는다. HANS 디바이스와 레이싱 슈트를 올바르게 갖추는 것은 레이서로서의 자존심이자 책임이다.
레이스카가 출발선을 떠나 가속 구간을 질주할 때, 관중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체의 날카로운 라인과 배기음에 쏠린다. 그러나 그 안에 앉은 드라이버를 감싸고 있는 것들 — 몸을 감싼 난연성 슈트의 레이어들, 어깨 위에 얹힌 HANS 프레임의 곡선, 헬멧과 테더를 잇는 가느다란 연결선 — 은 화려하지 않기에 쉽게 잊힌다. 그것들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날이다. 무사히 체크리드 기를 통과하고, 헬멧을 벗으며 웃는 드라이버의 얼굴 뒤에는 언제나 이 보이지 않는 수호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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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출처
- HANS 디바이스 — Bill Abbott,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 HANS 디바이스 — Arnaud 25,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 HANS 디바이스 — Tokumeigakarinoaoshima,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